레이먼드 - 남자, 캐나다인
한나 - 여자, 유대인
무대 - 토론토, 예루살렘

놀랄 만큼 관능적인 토론토의 여름, 레이먼드와 한나는 하룻밤 정사에 빠져든 직후부터 걷잡을 수 없는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두 사람은 마법에 홀린 것처럼 1주일간의 꿈같은 시간을 함께 보낸 뒤, 한나는 아홉 달 동안 진행될 예시바 연수에 참가하러 예루살렘으로 떠난다. 한나는 그곳에서 자신의 유대인 가족이 그럭저럭 지키고 있는 전통과 의식에 관해서 보다 깊고 진지한 이해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 레이먼드는 17세기 초에 쓰인 로버트 버턴의 작품 <우울의 해부>에 관한 논문을 준비한다. 두 사람은 이메일을 통해서 사랑을 키워가며, 서로의 욕망과 애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물리적인 거리를 어떻게든 메우려고 애쓴다.
예루살렘에서 한나는 갈수록 자신이 유대주의에 침윤되어 있음을 실감하며,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친구 관계를 통해서 변해간다. 한편 토론토에서 레이먼드는 외로움과 욕정에 시달린다.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로 보나, 각자의 인생으로 보나 일종의 갈림길로 접어든다. 이제 어디로 발길을 내디뎌야 할지를 알아내는 데에, 과연 육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요>에는 저자의 탁월한 글솜씨와 깊은 사고력을 통해서 지적인 요소와 성적인 요소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 토론토와 예루살렘의 도회적 풍경과 연인들의 내면적 풍경이 때로는 유머로, 때로는 공감이입을 통해서 지극히 매혹적인 정확도를 동반하며 환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