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청미래

[비소설] 인도로 간 붓다

저자 : B. R. 암베드카르 / 역자 : 이상근

발행일 : 2005. 03. 10

가격 : 15,000원

면수 : 375쪽 | ISBN 89-86836-18-1 03200

판형 : 변형판

원저자명 : Bhimrao Ramji Ambedkar

원서명 : The Buddha and His Dhamma

이 책은 지혜와 구도의 종교인 불교를 통해서 ‘저 세상’에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인간의 자유, 평등, 자비가 실현된 니르바나(열반)의 세계에 이르려고 했던 불가촉천민 출신 암베드카르의 붓다와 불교 입문서이다.
저자는 그동안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에 대해 신비화되고 설화화된 측면에 주목하여 붓다의 생애에 대한 과학적인 잣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저자는 네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붓다의 출가에 관한 것이다. 붓다는 왜 출가하게 되었을까? 지금까지는 그가 죽은 사람, 병든 사람, 늙은 사람을 (그리고 평온을 누리는 사람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출가했다고 대답해왔다[사문유관(四門遊觀)]. 그러나 이런 대답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붓다가 출가한 것은 그의 나이 29세 때의 일이었다. 그가 위와 같은 세 부류의 사람들을 목격한 결과로 출가했다면, 그는 보다 일찍이 그런 사람들을 목격할 수 없었단 말일까?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세상사이므로, 붓다는 분명히 그런 광경을 보다 일찍이 목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29세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런 사람들을 처음 목격했다는 종래의 설명은 수긍할 수가 없다. 그런 설명은 그럴듯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합리성도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종래의 설명이 붓다의 출가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없다면, 과연 진정한 대답은 무엇일까?
두 번째 문제는 최초의 설법[初轉法輪] 때의 네 가지 거룩한 진리, 즉 사성제(四聖諦)에 의해서 제기된다(p.356 참조). 그것들은 붓다의 본래 가르침의 일부를 이루는가? 이런 신조는 불교의 근본을 훼손한다. 만약 생명도 ‘고(苦)’이고 죽음도 ‘고’이며 환생도 ‘고’라면, 모든 것은 종언(終焉)을 의미한다. 종교와 철학 그 어느 것도 이 세상에서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고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면, 종교는 인간의 탄생 그 자체와 함께 존재의 ‘고’로부터 인간이 벗어나도록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으며, 붓다는 무엇을 해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므로 초전법륜의 사성제는 불자가 아닌 사람들이 불교의 교리를 이해하는 데에 커다란 장애가 된다.
사성제 때문에 인간은 희망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사성제는 붓다의 가르침을 염세주의 교리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성제는 붓다의 본래 가르침의 일부인가 또는 후세의 승려들이 추가시킨 개념인가?
세 번째 문제는 영혼, 카르마[업(業)], 환생의 원리에 관한 것이다.
붓다는 영혼의 존재를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카르마와 환생의 원리를 확인했노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즉각적으로 질문이 제기된다. 영혼이 없다면, 카르마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영혼이 없다면, 환생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붓다는 카르마와 환생이라는 단어를 무슨 의미로 사용한 것일까? 그는 이 두 단어를 당시의 사제 계급인 바라문들이 사용하던 것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가 의미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또는 그가 카르마와 환생이라는 두 단어를 바라문들이 사용하던 의미와 동일하게 사용한 것일까? 그렇다면 영혼의 부정과 카르마와 환생의 확인 사이에는 엄청난 모순이 없단 말일까? 이런 모순은 해소되어야만 한다.
네 번째 문제는 남성 출가자를 의미하는 비구[비쿠]에 관한 것이다. 붓다가 비구를 만든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완전한 인간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을까? 또는 그의 인생을 중생을 위한 봉사에 바치면서 중생의 친구이자 안내자이면서 철학자로 활동하는 사회의 봉사자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을까?

서문
프롤로그
지도 : 2,500년 전 당시의 붓다의 편력 지역

제1부 가우타마 싯다르타―보디삿트바가 어떻게 붓다가 되었는가?
제2부 전도의 길
제3부 붓다의 가르침
제4부 종교와 다르마
제5부 승가
제6부 붓다와 그의 동시대인들
제7부 마지막 여행
제8부 인간 가우타마 싯다르타

에필로그
역자 후기

암베드카르(1891-1956)
인도 중부의 마디아프라데시 주의 모우에서 불가촉천민(하리잔)인 마하르 카스트에 속하는 한 집안의 14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불가촉천민이라는 신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세포이(영국의 인도인 용병) 장교 출신인 아버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봄베이의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을 거쳐 런던에서 경제학과 법률학을 연구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유로 도중에 귀국하여봄베이에서 강의를 하는 한편으로 불가촉천민의 정치적, 사회적 조직화에 노력하는 등 사회 개혁 운동에 뛰어들었다. 1926년에는 봄베이 주의회 의원이 되었고, 인도 카스트 제도의 근본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힌두교의 성전 ‘마누 법전’을 불태워버리기도 했다.

역자 이상근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대우 그룹의 해외건설과 호텔 사업 부문에서 20여 년을 근무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부자>, <수학자, 증권 시장에 가다>, <마오>(공역), <대륙의 딸>(공역), <점성술로 되짚어보는 세계사> 등이 있다.